“그해 여름, 전 국민이 같은 빵에 열광했다. 그게 빵이 아니라는 건 아무도 몰랐지만.”
갓 구운 소금빵처럼 노릇하고 말랑한 식용 애벌레 ‘빵충’. 무명 트럼펫 연주자 정한이 빚에 쫓겨 잡은 마지막 동아줄은 이 기괴한 곤충의 사육이었다. 전국적인 디저트 열풍을 타고 인생 역전을 꿈꾸던 그에게 주어진 것은 ‘빵충 사육 준수 사항’이라는 규칙들. 그리고 그 규칙을 어기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예측 불가능한 파국. 김혜영의 첫 장편소설 『빵충 사육 준수 사항』은 출간과 동시에 독특한 소재와 참신한 스토리로 입소문을 타며 주목받고 있다.
• 소금빵 맛 애벌레 '빵충' 사육으로 인생 역전을 노리는 청년의 이야기
• "봉준호로 열고, 나홍진으로 달리고, 박찬욱으로 닫는다"는 극찬
• 공급 과잉, 규칙 위반, 그리고 파국으로 치닫는 농촌의 블랙코미디 스릴러
•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초판 전량 소진
| 항목 | 내용 |
|---|---|
| 제목 | 빵충 사육 준수 사항 |
| 저자 | 김혜영 |
| 출판사 | 안전가옥 |
| 발행일 | 2026년 7월 22일 |
| 장르 | 장편소설 / 장르소설 / 크리처물 |
| 페이지 | 388쪽 |
| ISBN13 | 9791194891178 |
먹고살기 위해, 애벌레라도 붙잡은 청년들
주인공 정한은 트럼펫을 전공했지만, 음악으로는 도무지 생계가 서지 않는다. 빚에 쫓겨 귀농했지만 시작한 딸기 농사마저 처참히 실패한다. 바닥까지 내려간 그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가 바로 신종 식용 애벌레 ‘빵충’ 사육 사업이다.
‘빵충’은 갓 구운 소금빵과 외형도 맛도 똑같은 NO 밀가루, 고단백 식품이다. 전국적인 디저트 열풍을 타고 정한은 고수익자의 반열에 오르지만, 행복한 시간은 오래가지 않는다. 공급 과잉과 가격 폭락, 그리고 사람들이 미처 헤아리지 못한 규칙 위반이 농촌을 예기치 못한 국면으로 밀어 넣는다.
소설의 전반부는 지극히 익숙한 대한민국의 현실에 블랙코미디를 덧입힌다. 눈앞에 보이는 동아줄, 그게 무엇이든 잡아보려 발버둥 치는 청년의 웃픈 현실은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세대의 현실을 닮았다. 그러나 이 우스꽝스러운 사업이 읽는 내내 실현 가능한 계획처럼 보이는 것은, 작가가 인디 밴드부터 딸기 농가, 청년 농부, 식용 곤충 재배까지 관련 정보를 방대하게 취재했기 때문이다.
"소금빵을 엄청 좋아했다. '빵지순례'라며 빵집에서 소금빵을 엄청 사서 집에 가지고 왔는데, 문득 그걸 바라보다가 '애벌레 같다'는 생각을 했다. 빵은 포근하고 말랑한 이미지인데 곤충은 유해한 존재처럼 여기지 않나. 같은 형상을 가지고 있는 게 너무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유해함과 무해함을 붙여놨을 때 나올 수 있는 어떤 함의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면 너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 김혜영 작가 인터뷰
장르를 갈아 끼우며 질주하는 소설
이 소설이 가장 주목받는 이유는 한 장르에 정착하지 않고 방향을 꺾을 때마다 속도를 올리는 독특한 구성에 있다. 청년 실패담의 끈적한 리듬을 지나, 창업 성공기로 빨라지다가, 어느 순간 서스펜스로 내달린다. 북칼럼니스트 남궁민은 이 소설을 가리켜 “봉준호로 열고, 나홍진으로 달리고, 그 끝을 박찬욱으로 닫는다”고 표현했다.
빵충 번데기 몇 마리를 마을 사람들이 감시를 피해 빼돌리고, 며칠 뒤 그곳을 찾아간 정한은 피칠갑이 된 집을 발견한다. 이 장면을 지나는 순간, 독자는 자신이 지금껏 읽어온 것이 어떤 이야기였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앞부분에서 등장한 인물들과 무심코 지나쳤던 규칙들이 뒤이어 벌어질 사건의 원인으로 촘촘히 꿰어져 있다. 웃자고 읽은 대목들은 나중에 전혀 다른 의미로 되돌아온다.
‘사육종’과 ‘야생종’, 그리고 구원의 질문
이 소설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길러지느냐 길들여지지 않느냐’의 문제다. 작가는 이를 사육종과 야생종으로 설명한다. 사육종이지만 시스템에서 멀어진 존재에 대해 탈피하길 바라는 기대, 우리 안의 길들일 수 없는 것을 위한 이야기다.
빠르게 몰아치던 이야기는 마지막 대목에 이르러 호흡을 고른다. 서둘러 봉합하는 대신, 함께 걸어온 인물들 하나하나를 마지막까지 붙든다. 평생 현실에서 도망치기만 했던 정한이 마지막에 내리는 선택은 쉽게 잊히지 않을 여운을 남긴다. 은총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도 구원은 가능할까. 작가는 그 물음에 자기 방식의 응답을 내놓는다.
작가 김혜영, 괴물을 사랑하는 이야기꾼
김혜영은 단편영화 〈BJ PINK〉와 〈소년의 자리〉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단편집 『그분이 오신다』, 『푸르게 빛나는』, 『오피스 괴담』 등 공포와 호러물로 독자들을 만나온 작가다. 이번 소설은 작가가 처음 선보이는 장편소설로,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먼저 공개돼 초판이 현장에서 모두 소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작가는 ‘괴물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인간이 아닌 존재에 대한 흥미, 인간이 괴물이 되는 순간에 대한 은유가 그를 크리처물로 이끌었다. 이번 작품의 기발한 아이디어 역시 소금빵을 보며 “애벌레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는 귀농귀촌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으며 농촌 현실을 직접 체험했고, 청년 농부들의 이야기를 취재해 소설의 리얼리티를 구축해 나갔다.
이 책을 가장 깊이 읽을 독자들
봉준호, 나홍진, 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이 소설의 변주와 속도감에 매료될 것이다. 장르를 넘나드는 질주와 블랙코미디, 스릴러의 조화가 영화적 재미를 선사한다.
소금빵 맛 애벌레 '빵충'이라는 설정 자체로 이미 흥미를 끈다. 현실적인 청년의 고민과 기상천외한 판타지가 결합된 이 이야기는 독자를 끝까지 붙잡는다.
이 책이 맞지 않는 독자: 한 가지 장르에 안정적으로 머무는 소설을 선호하는 독자. 이 소설은 블랙코미디에서 크리처물, 스릴러로 변주를 거듭하며 독자를 놀라게 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빵충 사육 준수 사항』이 기이한 소재로 한국 현실을 풍자한 장르소설이라면, 김초엽의 『지구 끝의 온실』 은 기후 재난 이후의 세계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을 그린 SF 장편이다. 두 작품 모두 생태적 상상력과 사회적 질문을 결합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또한, 한강의 『채식주의자』 가 인간의 육체와 욕망을 날카롭게 탐구한 작품이라면, 이 소설은 ‘음식’과 ‘곤충’, ‘사육’이라는 렌즈로 인간의 탐욕과 시스템의 붕괴를 그려낸다. 장르는 다르지만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에서 맞닿아 있다.
‘준수 사항’을 어긴 자들
“번데기를 발견하면 즉시 보고할 것.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경우에도 성충으로 변태시키지 말 것.” 이 규칙들은 반드시 지켜지지 못할 것 같은 예감과 함께 소설을 이끈다. 이 규칙들이 왜 필요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겼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재미다.
『빵충 사육 준수 사항』은 인간의 탐욕이 만든 달콤한 풍요가 어긋나고 미끄러지는 과정을 생생히 그려낸다. 빵처럼 포근하고 말랑했던 것이 곧 독이 되어 돌아오는 그 순간, 독자는 웃음기 사라진 얼굴로 마지막 장을 덮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얻은 것 한 가지
시스템은 우리를 길들이지만, 길들여지지 않는 것들의 힘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것. 사육종으로 안전하게 살아가는 대신 야생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선택의 결과를 가장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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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시스템이 제시한 규칙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그 너머의 것을 탐할 것인가.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감당할 준비가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