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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성해나 리뷰 썸네일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

배우 박정민의 이 추천사 한 줄이 『혼모노』를 둘러싼 기대감을 압축한다. 2024·2025 젊은작가상, 2024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2024 김만중문학상 신인상까지 연달아 수상하며 ‘2024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에 선정된 성해나. 그의 두 번째 소설집 『혼모노』는 2026년 교보문고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0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증명했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서 묻는 일곱 편의 강렬한 이야기가 독자를 기다린다.

이것만 읽어도 됩니다
• 30년 차 무당이 신을 잃고 '진짜'를 묻는 표제작 「혼모노」
• 팬덤의 이율배반적 욕망을 그린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 재미 한인 3세의 한국 방문을 블랙코미디로 그린 「스무드」
• 영화감독, 건축, 원정출산까지 — '진짜'를 둘러싼 일곱 편의 서사
항목 내용
제목 혼모노
저자 성해나
출판사 창비
발행일 2025년 3월 28일
장르 단편소설집
페이지 368쪽
정가 18,000원
판매가 16,200원 (10% 할인)
ISBN13 9788936439743
수상 2024·2025 젊은작가상, 2024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진짜의 물음과 일곱 가지 삶 개념 일러스트

‘혼모노’라는 물음

『혼모노』는 일본어로 ‘진짜’를 뜻하는 ‘本物’의 음차 표기다. 한때 인터넷상에서 ‘진상’이나 ‘오타쿠’를 조롱하는 신조어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작가는 이 단어가 본디 긍정적인 뜻을 지녔음에도 변질된 의미로 사용되는 것처럼, 거짓일지라도 다수가 믿으면 진실이 되어버리는 시대상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이 소설집은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탐구하는 동시에, ‘진짜’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일곱 편의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진짜가 무엇이고, 그것은 정말 가짜와 분리된 자리에 따로 존재하는지."

— 『혼모노』 해설, 양경언

표제작 「혼모노」 — 신을 잃은 무당

30년 차 박수무당 ‘문수’는 어느 날 자신이 신령으로 모셔오던 ‘장수할멈’이 떠났음을 깨닫는다. 그때 앞집으로 이사 온 스무 살 남짓의 ‘신애기’는 “할멈이 넌 너무 늙었다”며 자신에게 왔노라 말한다. 이는 문수에게 믿음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건으로 다가온다.

문수는 ‘가짜’ 무당으로나마 살아가려 ‘진짜’인 척 분투하지만, 모형 작두를 구하는 와중에도 ‘오늘의 운세’ 같은 선무당 짓만은 하지 않으려 한다. 신애기를 염오하면서도 그 집에서 들려오는 고함 소리에 마음을 쓰는 그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묻는다. 진짜란 무엇인가.

전통적 방식으로 장수할멈을 모셔온 중년의 문수와 젊은 무당 신애기의 대립은 신구 세대 간의 반목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개인의 번민을 넘어 세대 갈등과 전통과 현대의 대립까지 질문을 던진다. 소설은 문수가 자존심을 걸고 다시 굿판에 나서지만 신접이 되지 않아 작두 위에서 피를 흘리는 장면으로 절정을 맞이한다.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 팬덤의 이율배반

세계적인 영화감독 ‘김곤’을 좋아하는 ‘찐’ 팬들의 모임 ‘길티 클럽’. 회원들은 김곤이 과거에 저지른 논란을 덮어놓고 쉬쉬하는 것이 진짜 팬의 역할이라 여긴다. 화자인 ‘나’ 역시 진짜가 되고자 하는 욕망으로 사건을 부정하지만, 정작 김곤이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자 내면의 균열을 경험한다.

이후 치앙마이의 동물원에서 ‘호랑이 만지기’ 체험을 하던 중 그 감정의 정체를 깨닫게 된다. 이 작품은 팬덤 문화를 통해 ‘길티 플레저’라 불리는 이율배반적 욕망을 핍진하게 다루며, 우리가 손쉽게 ‘찐’이라 여기는 것들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생각하게 한다.

「스무드」 — 뒤집힌 세계

세계적인 미술가 ‘제프’의 에이전트이자 재미 한인 3세인 ‘듀이’는 난생처음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을 “뱀술이나 개고기를 파는 상점이 즐비한 우범지대”로 여길 만큼 무지했던 그는, 제프의 작품 전시를 위해 찾은 한국에서 우연히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이들의 행렬 속으로 섞여 들어간다.

그 ‘축제’의 현장에서 따스한 노인들을 마주하며 한국에 대한 유대감을 느끼지만, 노인이 광화문 광장을 ‘이승만 광장’이라 부르는 순간 서늘함이 밀려온다. 이 작품은 블랙코미디처럼 읽히면서도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얼마나 쉽게 뒤집힐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일곱 편의 서사, 하나의 질문

소설집에 수록된 다른 작품들도 각각 독창적인 인상을 남긴다. ‘남영동 대공분실’을 바탕으로 그토록 잔악한 건물을 설계한 이는 누구인가를 추적한 팩션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 임신한 자식의 원정 출산을 앞두고 며느리와 시부가 적나라한 욕망의 다툼을 벌이는 「잉태기」, 지역 재생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인물들이 귀촌한 이들과 만나 서로의 민낯을 확인하는 「우호적 감정」, 고등학교 시절 메탈 밴드를 함께했던 세 친구가 현실과 마주하는 「메탈」까지.

작가 성해나

성해나는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문학동네, 2022), 첫 장편소설 『두고 온 여름』(창비, 2023)에 이어 『혼모노』에서 더욱 예리해진 문제의식과 흡인력 넘치는 서사를 선보인다. 2024·2025년 젊은작가상, 2024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2024 김만중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예스24가 선정한 ‘2024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작가는 소설을 “누군가를 떠올리며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더라도, 이 소설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서 쓰고자 하면 소설이 더 잘 써져요.”

이 책을 가장 깊이 읽을 독자들

📖 강렬한 단편소설을 사랑하는 독자
일곱 편의 이야기가 각기 다른 세계로 초대한다. 단편이 주는 압축된 긴장감과 여운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놓칠 수 없는 작품집이다.
🔍 '진짜'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
무당의 믿음, 팬덤의 욕망, 예술의 경계, 세대의 갈등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진짜'라는 물음을 던지는 이 소설집은 읽고 난 후에도 오래도록 머문다.

이 책이 맞지 않는 독자: 명쾌한 결말이나 위로를 기대하는 독자. 이 소설집은 답보다는 질문을 남긴다. 각 작품은 독자의 판단을 요구하며,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직면하게 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혼모노』가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탐구한다면, 『빛을 걷으면 빛』 (성해나) 은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타인을 이해하려는 부드럽고 따스한 시선을 담고 있다. 같은 작가의 이전 작품과 비교하며 읽으면 성해나 문학의 진화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두고 온 여름』 (성해나) 은 오해와 결별로 얼룩진 과거에 애틋한 인사를 건네는 장편소설로, 『혼모노』의 서늘한 문제의식과 대비되어 읽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의 한계: 호불호가 갈리는 강렬함

이 소설집은 분명 호불호가 갈린다. 어떤 이는 ‘몰입의 파티’라 극찬하지만, 어떤 이는 너무 작위적이거나 결말이 아쉽다고 말한다. 특히 단편소설이라서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 소설집이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우리는 무엇을 ‘진짜’라 부르며, 그 경계는 과연 명확한가. 성해나는 그 경계에 선 인물들의 내밀한 상처를 투시하며, 진짜라는 물음이 얼마나 복잡다단한지를 일곱 편의 서사로 보여준다.

이 책에서 얻은 것 한 가지

진짜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흔들리고 의심하고 다시 묻는 과정 자체에 있다는 것. 신을 잃은 무당이 작두 위에 서는 순간, 그는 '진짜 인간'이 된다. 성해나는 그 과정의 숭고함과 비극을 동시에 보여준다.

혼모노 성해나 창비 한국소설 단편소설 베스트셀러

당신은 오늘,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진짜’라 부르고 있는가. 그리고 그 진짜는 정말 당신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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